


늘 바라만 보는 평범한 산이라도
언제 끝날지 모르는 장마철
구름에 반쯤 가려졌을 때
신비롭게 보여진다
대수롭지 않은 민들레도
달밤에 한 번 바라보라
얼마나 황홀하고 아름다운지
사랑도 이것이다
너무나 가까우면
멀어지고 싶은 것은
상대의 그늘에 구속되기 때문이다
사랑을 하는 사람끼리
마주서서 바라볼 때
더욱 사랑스럽다.
가까울 수록 조금씩은
적당한 간격으로
몽롱하게 바라보자
우뚝 선 나무들의 혼과 혼은
출렁이는
생각의 바람결에
서로를 그리워한다
김내식 시인의글